배당 ETF는 몇 개가 적당할까?
배당투자를 시작하고 ETF를 찾아보다 보면 사고 싶은 상품이 계속 늘어납니다.
SCHD를 보다 보면 VIG가 좋아 보이고 높은 현금흐름을 생각하면 커버드콜 ETF에도 눈이 갑니다.
여기에 S&P500이나 나스닥100 ETF까지 추가하다 보면 어느 순간 포트폴리오에 ETF가 다섯 개, 여섯 개씩 들어가기도 합니다.
저도 ETF를 공부하면서 한동안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좋은 ETF를 여러 개 가지고 있으면 더 안전하지 않을까?”
하지만 최근에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ETF의 개수가 많은 것보다 중요한 것은 “각 ETF가 내 포트폴리오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가?” 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배당 포트폴리오 역시 상품 수를 계속 늘리기보다 핵심 ETF를 중심으로 단순하게 가져가는 방향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왜 제가 이런 방식으로 투자하려고 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ETF가 많다고 반드시 분산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ETF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한 상품만으로 여러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SEC의 투자자 교육 사이트 Investor.gov 역시 ETF를 이용하면 여러 기업이나 산업에 쉽게 분산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중요한 경고도 합니다.
여러 ETF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제대로 분산된 것은 아니며, 각 ETF의 주요 보유종목이 실제로 다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대형주 ETF를 하나 보유하고 있는데 비슷한 대형주 ETF를 추가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ETF 이름은 두 개지만 두 상품이 비슷한 기업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실제 투자자산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ETF 개수가 아니라 실제 포트폴리오 안에서 무엇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 입니다.
SCHD 하나만 해도 이미 1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한다
제가 배당 포트폴리오에서 SCHD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습니다.
2026년 8월 19일 기준 SCHD는 103개 기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상위 종목에는 Merck, Abbott Laboratories, Amgen, Coca-Cola, Home Depot, Chevron, Verizon, ConocoPhillips, UnitedHealth Group, Procter & Gamble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SCHD 한 주를 사는 것 자체가 이미 100개 이상의 기업에 나눠 투자하는 것입니다. 물론 완벽한 분산은 아닙니다.
2026년 6월 말 기준 SCHD의 섹터 비중을 보면 헬스케어가 20.72%, 필수소비재가 20.38%, 에너지가 14.07%입니다.
반면 정보기술은 9.23%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SCHD 하나만 가지고 미국 주식시장 전체를 완벽하게 커버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제가 ETF를 추가할 때 사용하는 기준을 명확하게 만들어줍니다.
SCHD와 비슷한 ETF를 하나 더 추가할 것인가? 아니면 SCHD가 부족한 영역을 보완하는 ETF를 추가할 것인가?
저라면 후자를 선택하려고 합니다.
좋은 ETF와 필요한 ETF는 다르다
투자하면서 가장 구분하기 어려운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ETF를 분석하면 좋은 상품이 정말 많습니다.
SCHD도 좋고, VIG도 좋고, S&P500 ETF도 좋고, 나스닥100 ETF도 좋습니다.
각각의 상품만 놓고 보면 충분히 투자할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ETF = 내 포트폴리오에 필요한 ETF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SCHD와 VIG를 비교한 이전 글에서 살펴봤듯 두 ETF는 종목 선정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미국 우량 배당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합니다.
두 ETF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SCHD를 배당 포트폴리오의 중심으로 정했다면 다음 질문을 먼저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VIG를 추가했을 때 내 포트폴리오에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명확하게 답할 수 있다면 추가할 이유가 있습니다. 반대로 “둘 다 좋은 ETF니까.” 정도밖에 이유가 없다면 굳이 추가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ETF를 ‘상품’보다 ‘역할’로 나누려고 한다
그래서 저는 ETF를 볼 때 종목명보다 먼저 역할을 생각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포트폴리오를 다음처럼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역할 | 목적 |
|---|---|
| 배당 코어 | 안정적인 배당과 배당성장 |
| 성장 자산 | 장기 자본차익 |
| 현금흐름 자산 | 높은 현재 분배금 |
| 안전자산 | 변동성 완화 |
| 기타 자산 | 지역·자산군 분산 |
이렇게 역할을 먼저 정하면 새로운 ETF를 발견했을 때 판단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배당 ETF가 눈에 들어왔다고 해보겠습니다. 먼저 “현재 배당 코어보다 이 ETF가 더 나은가?”를 판단합니다.
더 좋다고 판단하면 기존 ETF를 교체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ETF와 거의 같은 역할을 한다면 굳이 둘 다 보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성장 자산처럼 현재 포트폴리오에 없는 역할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때는 새로운 ETF가 실제로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습니다.
제가 SCHD를 코어로 두는 이유
제가 SCHD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단순히 배당수익률 때문만은 아닙니다.
SCHD의 총보수는 현재 0.06%이고, 2026년 7월 말 기준 최근 12개월 Distribution Yield는 3.13%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종목 선정 방식입니다.
SCHD가 추종하는 Dow Jones U.S. Dividend 100 Index는 배당을 오랫동안 지급해온 기업 가운데 배당수익률뿐 아니라 현금흐름 대비 부채, ROE, 배당성장 등을 함께 평가합니다.
따라서 제 관점에서는 현재 배당 + 배당성장 + 기업의 질이라는 세 가지 역할을 어느 정도 한 번에 수행합니다.
그래서 배당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하나 선택하라고 한다면 SCHD가 제가 원하는 투자 방향과 잘 맞습니다.
여기까지 역할이 정해졌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또 다른 배당 ETF를 계속 추가하는 것보다 SCHD가 가지고 있지 않은 역할을 찾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ETF가 많아질수록 생기는 또 다른 문제
상품이 많아지면 관리가 복잡해집니다. 예를 들어 ETF가 여섯 개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매달 투자금이 들어올 때마다 고민하게 됩니다. 이번 달에는 어떤 ETF를 살 것인지, 비중이 얼마나 틀어졌는지, 어떤 ETF가 많이 올랐는지, 어떤 ETF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는지, 분배금은 어디에 재투자할지 계속 판단해야 합니다.
투자를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재미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판단해야 하는 횟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불필요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도 증가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어떤 ETF가 최근 몇 달 동안 잘 오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비중을 바꾸거나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타기 시작하면 처음 세웠던 장기 전략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을 최대한 줄이고 싶습니다.
단순한 포트폴리오의 가장 큰 장점
제가 생각하는 단순한 포트폴리오의 가장 큰 장점은 수익률이 아닙니다. 지속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배당 코어 ETF 하나의 역할이 명확하다면 시장이 흔들릴 때도 판단이 단순해집니다.
주가가 조금 하락했다고 해서 ETF를 교체할 이유가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줄어듭니다.
투자 논리가 바뀌지 않았다면 계속 모으면 됩니다. 배당금이 들어오면 다시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장기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최고의 ETF를 계속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좋은 전략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10년, 20년을 바라보는 투자라면 저는 이 부분이 생각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SCHD 하나만 투자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단순하게 만든다는 것이 SCHD 하나에 모든 자산을 투자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SCHD도 분명한 약점이 있습니다.
현재 SCHD는 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 비중이 높고 정보기술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Investor.gov 역시 여러 종목을 가진 ETF라 하더라도 특정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면 충분한 분산이 아닐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SCHD를 코어로 사용한다면 부족한 부분을 다른 자산으로 보완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보완하기 위해 추가하는가, 단순히 좋아 보여서 추가하는가의 차이입니다.
제 기준에서는 세 가지 질문이면 충분하다
앞으로 새로운 ETF가 눈에 들어왔을 때 저는 세 가지 질문을 먼저 해보려고 합니다.
첫째, 이 ETF의 역할은 무엇인가?
배당인지, 성장인지, 현금흐름인지 먼저 정의합니다.
둘째, 지금 가지고 있는 ETF와 역할이 겹치는가?
역할과 주요 보유종목이 크게 겹친다면 굳이 추가할 필요가 있는지 다시 생각합니다.
셋째, 이 ETF를 추가하면 포트폴리오가 실제로 좋아지는가?
수익률이 최근 좋았다는 것이 아니라 분산, 성장성, 현금흐름 등 내가 원하는 목적을 실제로 개선하는지 판단합니다.
세 번째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다면 저는 일단 사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에서는 ‘더하는 것’보다 ‘안 사는 것’도 중요하다
투자를 공부할수록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ETF를 발견할 때마다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는 ETF를 수집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결국 투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좋은 ETF를 발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좋은 ETF라도 내 전략에 필요하지 않다면 사지 않는 것도 하나의 투자 원칙으로 가져가려고 합니다.
이 기준이 자리 잡으면 포트폴리오도 훨씬 단순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제가 생각하는 방향
제 배당투자의 핵심은 아직 단순합니다.
배당 코어를 정하고 → 꾸준히 수량을 늘리고 → 배당을 다시 투자하고 → 부족한 역할만 다른 자산으로 보완하는 것.
ETF를 계속 추가하는 것보다 이 구조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 목적이 바뀌면 포트폴리오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산 규모가 커지거나 현금흐름의 필요성이 커질 수도 있고, 반대로 배당보다 성장 비중을 높이고 싶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다시 역할을 조정하면 됩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 단계에서는 ETF 개수를 늘리는 것 자체를 분산투자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그 전략을 조금 더 단순하게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투자 원칙과 기록을 정리한 콘텐츠이며 특정 ETF 또는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